대실을 끊으면
단가가 오릅니다
전국 데이터가 그렇게 말합니다. 대실을 하는 집은 4만원대, 안 하는 집은 6만~13만원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해봤습니다. 단가는 17.5% 올랐고, 매출은 18% 줄었습니다.
뒤에 나오는 실패는 저희 직영 매장 실적입니다. 경기 양주에 있는 객실 42개짜리 2성급 관광호텔이고, 2026년 2월부터 두 달간 대실을 끊었습니다. 남의 사례가 아니라 저희가 돈을 잃은 기록입니다.
① 전국을 보면 답이 명확해 보입니다
야놀자에 올라온 숙소 7,135곳의 요일별 실판매가를 객실 수와 붙여 봤습니다. 대실을 파는 집과 안 파는 집을 갈랐더니 객실 수가 몇 개든 상관없이 대실을 파는 집은 4만~5만원대에 붙어 있습니다.
6~10실짜리끼리 비교하면 대실을 파는 곳은 4만원, 안 파는 곳은 13만 2,500원입니다. 3.3배입니다.
객실 수까지 얹으면 사다리가 됩니다. 대실을 하면서 11실 이상이면 4만 5천원, 대실을 접으면 7만 8천원, 거기에 10실 이하면 14만 6천원입니다. 끝에서 끝까지 3.2배입니다.
② 그래서 저희가 해봤습니다
경기 양주에 저희 직영 2성급 관광호텔이 있습니다. 등급은 이미 갖고 있는데 영업은 대실을 함께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럴 거면 진짜 숙박 전용 관광호텔로 가보자» 해서 2026년 2월부터 대실을 끊었습니다.
관광호텔 등급평가표(2026년 개정, 총점 700점)의 감점 항목을 찾아 읽었습니다.
「호텔 내 불법행위 등 발생 여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
«호텔 또는 임대업장을 포함한 부대시설에서 미풍양속에 어긋나
한국 관광이미지를 현저히 훼손하는 행위 발생»(-10점).
«대실»이라는 단어는 1차·2차 평가표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대실 영업이 이 항목으로 읽힌다는 이해가 통용됩니다.
참고로 같은 표에서 화재 발생도 -10점이고,
부당요금 징수는 -30점입니다.
2성급 기준점수는 총 배점의 50%입니다.
대실 회전이 하루 0.42회에서 0.04회로, 3월에는 0이 됐습니다. 완전히 접은 겁니다.
단가는 올랐습니다. 숙박 단가가 84,303원에서 99,082원으로 17.5% 올랐습니다. 전국 데이터가 말한 그대로였습니다.
그런데 객실 하나가 벌어온 돈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RevPAR가 72,157원에서 68,518원으로 5% 내려갔습니다. 가동률이 84.3%에서 67.3%로 17%p 빠졌기 때문입니다. 올린 단가를 빈 방이 그대로 먹었습니다.
③ 잃은 돈의 구조
전년 같은 달과 견주면 이렇습니다. 숙박 매출은 265만원 늘었습니다. 대실 매출은 1,991만원 사라졌습니다.
265만원 벌고 1,991만원 잃었습니다. 월매출은 1억 383만원에서 8,543만원으로 18% 줄었습니다.
④ 왜 안 됐나 — 손님은 먼저 오지 않았습니다
저희 계산은 이랬습니다. 대실을 접으면 방을 일찍 열 수 있고, 일찍 열면 미리 예약하고 일찍 들어오는 손님으로 갈아탈 수 있다. 그러면 단가도 오르고 운영도 편해진다.
그리고 가만히 빼기만 한 게 아닙니다. 대실을 접으면서 가운을 두툼하고 좋은 것으로 바꿨고, 린넨을 전부 새로 교체했고, 비품도 고급 제품으로 올렸습니다. 숙박 손님이 하루를 온전히 쓰는 방이니 그만한 값을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게 오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입실 시간을 당겨서 열어놨는데도 사람들은 먼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리 예약하는 손님이 늘지도 않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예약 비중은 67%에서 72%로 올랐습니다. 저희도 처음엔 «그래도 예약 손님은 늘었네»라고 읽었습니다. 그런데 건수를 보면 반대였습니다 — 미리 예약한 손님이 703건에서 625건으로 11% 줄었습니다.
비중이 오른 건 현장 손님이 더 크게 빠졌기 때문입니다. 현장이 346건에서 240건으로 31% 줄었습니다. 분자가 는 게 아니라 분모가 준 겁니다. 비율만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입니다.
정산서를 보고 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월에 대실을 다시 열었고, 5월에는 예전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단가도 84,505원으로 함께 돌아왔습니다.
⑤ 그럼 14만원 받는 집들은 뭐가 다른가
전국에서 10실 이하 · 대실 안 함인 곳이 898곳 있고, 그 집들의 평일가 중앙값이 14만 6천원입니다. 저희 실험이 증명한 건 그 14만원이 «대실을 안 해서» 생긴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희도 대실을 안 했는데 9만 9천원에서 멈췄고, 그나마 방이 비었습니다.
그 집들은 애초에 다른 물건입니다. 가평·태안에 몰려 있는 펜션·풀빌라·독채가 대부분입니다. 대실을 안 하는 게 원인이 아니라, 다른 상품이라 대실을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대실을 끊으면 비싸진다»가 아니라 «비싸게 받을 이유를 먼저 만들면 대실이 필요 없어진다»입니다. 저희는 가운과 린넨과 비품을 올렸지만, 그건 «이미 들어온 손님이 더 좋게 느끼는 것»이지 «안 오던 손님을 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색 화면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차이입니다. 방 안의 품질을 올렸을 뿐, 오게 만들 이유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⑥ 이 숫자의 한계
첫째, 저희 실험은 42실 한 곳, 두 달, 그것도 2~3월 비수기입니다. 성수기였다면 다르게 나왔을 수 있습니다.
둘째, 더 오래 버텼으면 시장이 따라왔을지는 모릅니다. 손님이 바뀌는 데는 두 달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 전에 정산서를 보고 멈췄습니다.
셋째, 전국 데이터에서 «대실 안 함»은 «가격표에 대실가가 안 보인 곳»입니다. 대실을 하면서 야놀자에 안 올린 집이 섞여 있습니다. 저희가 세어 보니 여관업 2,807곳 중 574곳(20%)이 그렇습니다.
넷째, «비싼 동네라서 그런 것 아니냐»를 확인해봤습니다. 같은 시군구 안에서 비교가 가능한 곳이 5곳이었는데 다섯 곳 모두 10실 이하 숙박전용이 더 비쌌습니다(부산 6.1배, 인천 4.2배). 다만 비교 가능한 시군구가 다섯 곳뿐이라 이걸로 전국을 말하진 못합니다.
가격은 내가 정하지만, 그 가격이 유지되는 건 시장이 받아줄 때뿐입니다. 저희도 가운·린넨·비품을 다 올려봤습니다. «좋게 만드는 것»과 «오게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앞의 것은 이미 온 손님이 알아주고, 뒤의 것은 검색 화면에서 눌리게 만드는 일입니다. 객실 수를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 무엇을 팔지 정하고 나서 객실 수가 따라오는 것이지, 객실을 줄인다고 값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대실을 끊었더니 단가는 17.5% 올랐고, 가동률이 17%p 빠져 객실당 매출은 줄었고, 대실에서 1,991만원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두 달 만에 원상복구했습니다.
평일 판매가는 중앙값입니다. 대실 여부는 가격표에 대실가가 관측됐는지로 갈랐으므로, 대실을 하면서 온라인에 올리지 않은 곳은 «대실 안 함»으로 잡힙니다. 실험 매장은 경기 양주 소재 저희 직영 42실 2성급 관광호텔입니다.
감점 항목 문구와 배점은 「관광호텔업 1차평가표(1~5성) 2026년 개정」 원문을 직접 확인한 것입니다. 해당 표에 «대실»이라는 용어는 없으며, 대실 영업이 그 항목으로 평가된다는 것은 현장에서 통용되는 이해이지 평가표에 명시된 내용이 아닙니다.
관련 자료▶ 지난 데이터 리서치 모음 : https://kiudalab.com/news
▶ 숙박업필수커뮤니티(사업자 1,321명) : https://open.kakao.com/o/gDafk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