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손님은 어디서 오는가 —
내비게이션 출발지 5만 3천 건을 열었습니다
숙박업 마케팅의 첫 질문인데, 감으로들 답합니다. 저희가 내비게이션 데이터로 만든 «숙박 목적지 유입 분포» — 전국 228개 시군구마다, 자러 오는 손님이 어디서 출발했는지가 비중까지 적혀 있는 표를 전부 열었습니다. 첫 발견부터 말씀드리면: 열에 여섯은 같은 도(道) 안에서 옵니다.
이 데이터는 내비게이션으로 숙박 목적지를 찍은 차량의 출발지입니다. 즉 손님이 사는 곳이 아니라, 내비를 켠 곳입니다. 제주 숙소들의 출발지가 99% 제주도인 이유 — 비행기로 와서 공항에서 렌터카 내비를 켜기 때문입니다. 이 성격을 알고 읽으면 오히려 쓸모가 커집니다. 기간은 2025년 7월~2026년 6월 12개월입니다.
① 전국 지도부터 — 로컬율 중앙값 56%
시군구마다 «같은 도에서 출발한 손님 비중»(로컬율)을 세우면 중앙값이 56%입니다. 숙박업은 생각보다 동네 장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양끝이 극단으로 갈립니다 — 철원은 6%(손님 94%가 도 밖에서), 부산 시내는 구마다 80%대(부산 손님이 부산에서 잡니다). 이 숫자 하나로 상권의 성격이 갈립니다.
② 로컬율 80%의 도시 — 부산 숙박은 부산 사람이 잡니다
부산 동구·연제·영도·서구·중구·수영이 전부 80~83%입니다. 호캉스, 모임, 대실, 시내에서 넘어오는 하룻밤 — 도시 숙박의 수요는 관광객이 아니라 그 도시 사람들이라는 걸 데이터가 확인해 줍니다. 서울 중구(명동)도 66%가 서울발 — 1위 출발지가 강남구입니다. 지난 시리즈에서 명동의 숙박 비율이 전국 꼴찌(1.8%)라고 했는데, 그 얼마 안 되는 숙박 손님마저 절반 이상이 시내에서 옵니다.
③ 로컬율 6%의 반전 — 철원의 1위 출발지는 포천입니다
로컬율 최저 동네들을 «원거리 관광지»로 읽으면 반만 맞습니다. 철원 손님의 1위 출발지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 포천(전체의 28%) — 서울에서 철원 가는 길목입니다. 옹진(섬)의 1위는 안산 단원구(27%) — 대부도·영흥도 들어가는 진입로입니다. 강원 고성은 더 극적입니다: 손님의 62%가 속초에서 출발합니다. 속초에서 하루 놀고, 방값 싼 고성으로 넘어와 자는 동선입니다. «출발지»는 손님의 집이 아니라 손님의 직전 동선입니다.
④ 그래서 마케팅이 달라집니다 — 손님은 경유지에서 검색합니다
이게 이 데이터의 실전 쓸모입니다. 내비를 켠 곳이 포천이라는 건, 철원 모텔의 손님은 포천쯤에서 «오늘 어디서 자지»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고성 펜션의 손님은 속초 시내에서 검색합니다. 지역 타깃 광고를 «우리 동네»나 «서울 전체»에 거는 게 아니라 그 경유지 — 손님이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걸어야 합니다. 내 동네의 경유지가 어딘지는 이 표에 이미 적혀 있습니다.
⑤ 대표 상권들의 1위 공급처
| 숙박 상권 | 로컬율 | 1위 출발지 | 읽는 법 |
|---|---|---|---|
| 강원 고성군 | 81% | 속초시 (62%) | 속초의 저가 배후지 |
| 강원 강릉시 | 49% | 평창·동해·양양 | 영동권 순환 거점 |
| 부산 해운대구 | 73% | 기장·수영 등 시내 | 시민의 호캉스 상권 |
| 경북 경주시 | 25% | 포항 남·북구 | 포항의 주말 뒷마당 |
| 전북 무주군 | 19% | 전주(6.8%) | 전주의 산 놀이터 |
| 강원 철원군 | 6% | 경기 포천(28%) | 수도권 북부의 관문 상권 |
경주가 의외일 겁니다 — 전국구 관광지인데 1위 공급처는 포항(남구+북구 합쳐 전체의 12%)입니다. 관광 도시의 평일과 비수기를 채우는 건 옆 산업도시의 수요라는 것. 무주도 같습니다 — 리조트의 이름값은 전국구라 손님이 전국에서 흩어져 오지만(로컬율 19%), 그 와중에 단일 출발지 1위는 역시 전주입니다.
⑥ 지난 시리즈와 겹쳐 읽으면
숙박형 동네 3부작에서 «자고 가는 사람이 많고 방이 얇은» 동네로 꼽았던 곳들을 이 지도에 얹어 보면 — 진도·고흥·부안 같은 서남해 축은 로컬율이 50~60%대, 즉 광주·목포·순천 같은 호남 도시들이 공급처입니다. 멀리서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상권이 아니라, 가까운 도시의 주말이 이미 채워주고 있는 상권이라는 뜻입니다. 공급이 얇은 이유도, 그걸 채울 손님이 어디 있는지도, 두 지도를 겹치면 같이 보입니다.
⑦ 이 지표의 한계
차로 온 손님만 잡힙니다. KTX로 강릉 가는 서울 손님, 비행기로 제주 가는 손님은 이 표에서 «강릉역에서 출발한 사람», «공항에서 출발한 사람»이 되거나 아예 빠집니다. 원거리 손님일수록 대중교통 비중이 높으니 로컬율은 실제보다 부풀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12개월 합산 한 장이라 여름과 겨울을 가르지 못합니다. 그래도 «손님이 어느 동선으로 오는가»를 시군구 단위로 보여주는 자료는 이것뿐입니다.
⑧ 세 줄로 줄이면 — 그리고 다음 편
하나. 숙박 손님의 열에 여섯은 같은 도에서 옵니다 —
도시 숙박은 그 도시 사람들의 장사입니다.
둘. «출발지»는 집이 아니라 직전 동선입니다 — 고성 손님의 62%는
속초에서 넘어옵니다. 광고는 그 경유지에 거십시오.
셋. 다음 편은 돈입니다 — 이 손님들이 와서 얼마를 쓰는지,
관광 카드소비 원장을 엽니다.
손님이 어디 사는지는 몰라도, 어디서 내비를 켜는지는 이제 압니다. 그 자리가 사장님 광고가 걸려야 할 자리입니다.
본 자료는 추세 분석용이며 개별 업소의 고객 구성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 자료▶ 지난 데이터 리서치 모음 : https://kiudalab.com/news
▶ 숙박업필수커뮤니티(사업자 1,321명) : https://open.kakao.com/o/gDafk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