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동안 아홉 번
내려가는 가격표가 있습니다
경기 의왕의 40실 호텔이 온비드 신탁공매에 나왔습니다. 1회차 예정가 99억 3,300만원 — 그런데 유찰될 때마다 10%씩 깎여 9회차에는 45억 1,600만원이 됩니다. 두 달 만에 반값. 이 가격표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쯤에 진짜 값이 있는지 공고와 감정서를 끝까지 읽고 저희 데이터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의왕시 내손동, 일반상업지역 대지 309㎡ + 지하2·지상10층 연면적 1,983㎡. 객실 40실(일반 36·특실 4), 2003년 준공. 수탁사 하나자산신탁의 일반공고 신탁공매로, 입찰은 8월 31일(월) 1회차부터 10월 22일 9회차까지 온비드 전자입찰. 감정평가액 79억 7,700만원(2026년 7월). 현재 신탁자가 직영 중이고 임차인·전입세대는 없습니다.
① 가격표부터 — 9주짜리 에스컬레이터
신탁공매는 법원경매와 달리 유찰 일정을 처음부터 다 공개합니다. 매주 한 회차, 직전가의 10%씩 체감 — 그래서 이 가격표는 예언표이기도 합니다. 9회차까지 전부 유찰되면 그다음 날부터 45억 이상 수의계약이 열립니다. 그림에 선을 두 개 그었습니다. 감정가 79.8억은 3회차쯤에서 지나가고, 저희가 계산한 수익가치 24.7억은 이 가격표 어디에도 없습니다.
② 왜 99억에서 시작하나 — 예정가는 시장이 아니라 채권이 정합니다
감정가(79.8억)보다 25% 높은 1회차가 이상해 보이지만, 신탁공매의 출발가는 매각으로 회수해야 할 채권과 비용의 눈높이에서 잡히는 게 보통입니다. 팔리라고 부르는 값이 아니라 «이 값에 팔리면 다 정리된다»는 값입니다. 그래서 초반 회차는 사실상 형식이고, 진짜 게임은 감정가 아래로 내려온 뒤부터입니다. 1회차엔 부가세 3.6억도 합계에 들어 있습니다 — 건물분 매매라 매수인이 부담합니다.
③ 감정가 79.8억의 해부 — 62%가 땅값입니다
감정서 58쪽을 다 읽으면 구조가 나옵니다. 토지 49.7억(62%) + 건물 30억(38%). 토지는 ㎡당 1,610만원 — 개별공시지가(659만원)의 2.4배로 «그 밖의 요인» 보정을 받았는데, 근거는 인근 담보감정 사례들입니다. 건물은 재조달원가에서 23년치 감가를 하되 관찰감가로 유효 경과연수를 15년만 반영해 30억을 지켰습니다. 2024년 담보감정 때 이 토지는 46.3억이었습니다 — 2년 새 감정 눈높이가 7% 올랐습니다.
④ 블록의 실거래 — 다만 그 값들은 2021년의 것입니다
| 같은 블록 호텔 | 객실 | 연면적 | 실거래 | 시점 |
|---|---|---|---|---|
| 알로하(바로 옆) | 63실 | 4,944㎡ | 150억 | 2021.7 |
| 컬리넌 | 52실 | 2,959㎡ | 100억 | 2021.5 |
| 시저 | 25실 | 3,726㎡ | 95억 | 2022.3 |
| HOTEL 25 | 30실 | 2,705㎡ | 68억 | 2020.6 |
| 본건 | 40실 | 1,983㎡ | — | — |
옆 건물이 150억에 팔린 블록이니 79.8억이 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네 건은 전부 저금리기(2020~22년)의 값이고 연면적도 본건의 1.4~2.5배입니다. 의왕시 숙박 실거래 평단가 978만원/평(최근 10년 n=9)으로 본건 600평을 환산하면 약 59억 — 감정가보다 실거래 잣대가 20억 낮습니다.
⑤ 오늘의 요금표 — 본건이 블록 꼴찌입니다
8월 30일, 이 블록 전 업소의 야놀자 실판매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본건 3만원 — 8곳 중 꼴찌입니다. 블록 평균 3.5~4.5만원, 대실 2.5~3만원 병행. 그리고 일요일과 화요일 값이 같습니다 — 주말 프리미엄이 없는, 평촌 배후의 생활·대실 상권이라는 뜻입니다. 예외가 하나 있는데 리모델링한 디아트는 14만원을 받습니다. 이 격차는 뒤에서 다시 씁니다.
⑥ 그래서 수익으로 다시 계산하면 — 24.7억
저희 리포트 엔진으로 돌린 값입니다. 이 규모대(30~59실) 실측 표본 기준 추정 연매출 4.2억, 영업이익(NOI) 2.3억. 환원율 9.3%를 적용하면 수익가치는 24.7억입니다. 감정 3방식으로 계산한 시장거래가도 54.2억(밴드 43~54억) — 어느 잣대로도 1회차 99억은 물론 감정가 79.8억까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9회차 최저가 45.2억으로 사도, 수익 기준으로는 1.8배를 더 내는 셈입니다.
⑦ 그럼 이 물건은 죽은 물건인가 — 두 개의 반론
반론 하나, 운영이 바닥이라 수익가치도 바닥이다. 맞습니다.
24.7억은 «블록 꼴찌 단가로 계속 돌린다»는 전제의 값입니다.
같은 블록에서 디아트가 리모델링으로 14만원을 받고 있으니 상방은 실존합니다 —
다만 그 길은 공사비와 검증이 필요한 별도의 사업이지, 이 가격표가 보장하는 게 아닙니다.
반론 둘, 낙찰가율 통계로는 더 높다. 감정서 스스로 인용한 의왕 숙박 낙찰가율은
61.7% — 감정가 기준 49억입니다. 저희 모델의 낙찰예상 36.1억과 12억 차이가 나는데,
이 구간(36~49억)이 실제 승부가 날 자리로 보입니다. 7~9회차(45~53억)와 겹칩니다.
① 가격표는 채권의 눈높이 — 내 값은 내가 계산해서 회차에 대조한다 ② 9회 유찰 뒤 수의계약이 진짜 협상 구간이 되기도 한다 ③ 잔금 60일·입찰보증금 10%·계약 불이행 시 몰취 ④ 명도는 매수인 부담 — 이 건은 신탁자 직영·임차인 0이라 가볍지만 건마다 다르다 ⑤ 법인 매수 시 과밀억제권역 취득세 중과(5년 내 법인 8%)를 값에 넣어라 ⑥ 부가세가 합계에 섞여 있다 — 건물분은 환급 구조까지 따져야 실부담이 나온다.
⑧ 세 줄로 줄이면
하나. 신탁공매 가격표는 시장가가 아니라 회수해야 할 돈의
눈높이에서 시작해, 기계적으로 10%씩 내려옵니다.
둘. 이 건의 잣대들 — 실거래 평단 59억, 3방식 54억, 낙찰가율 49억,
수익가치 25억. 전부 감정가 아래에 있습니다.
셋. 그래서 볼 것은 «지금 몇 회차냐»가 아니라
내 계산값이 가격표의 몇 회차와 만나느냐입니다.
두 달 만에 반값이 되는 가격표는 급매가 아니라 설계된 에스컬레이터입니다. 타이밍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라, 내 값을 먼저 계산해 두고 가격표가 거기까지 내려오는지 지켜보는 게임입니다.
본 글은 공개 공고 자료의 분석이며 특정 물건의 입찰 권유가 아닙니다. 입찰 전 공고문·신탁원부·현장 확인이 필요합니다.
관련 자료▶ 지난 데이터 리서치 모음 : https://kiudalab.com/news
▶ 숙박업필수커뮤니티(사업자 1,321명) : https://open.kakao.com/o/gDafk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