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등급, 무인호텔은 3성을 못 받습니다 — 새 평가표를 직접 채점했습니다
저는 이 심사를 두 번 받았습니다. 2022년에 처음 받았고, 올해 다시 받았습니다. 두 번 다 2성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두 번 다 2020년에 만들어진 옛날 표로 받았습니다. 평가표는 그 사이 개정됐고, 제 다음 심사는 새 표로 받게 됩니다. 그래서 새 표를 열어 우리 호텔을 미리 채점해 봤습니다. 1,000점 만점에 854점이 상한이었습니다. 2성은 그대로 나옵니다. 그런데 3성 문턱은 넘을 방법이 없습니다.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올라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① 저는 이 심사를 두 번 받았습니다
2022년 10월, 제가 운영하는 호텔 한 곳이 처음 등급을 받았습니다. 저는 1성으로 신청했는데 결과는 2성이었습니다. 신청한 것보다 한 등급 높게 나온 겁니다. 올해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받았고, 이번에도 2성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은 심사에서 떨어진 사람이 쓰는 글이 아닙니다. 두 번 신청해서 두 번 다 받은 사람이 쓰는 글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래서 말씀드릴 게 생겼습니다.
② 두 번 다 «옛날 표»로 받았습니다
제가 두 번의 심사에서 받은 평가표는 2020년에 개정된 표였습니다. 현장평가 400점, 불시평가 200점, 합쳐서 600점짜리입니다. 그 사이 평가표가 개정됐습니다. 1차 700점 + 2차 300점, 합계 1,000점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이 새 표로는 아직 한 번도 심사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안 받으면 그만»인 문제가 아닙니다. 관광진흥법 제19조 제1항 단서는 호텔업 등록을 한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는 등급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25조는 그 대상을 관광호텔업·수상관광호텔업·한국전통호텔업·가족호텔업·소형호텔업· 의료관광호텔업으로 열거하고, 유효기간이 끝나기 150일 전부터 90일 사이에 다시 신청하라고 합니다. 유효기간은 3년입니다(시행규칙 제25조의3). 관광호텔로 등록한 이상, 3년마다 돌아오는 시험입니다.
③ 새 표를 열어봤습니다 — 먼저 좋아진 것부터
불평부터 하고 싶지 않아서, 2020년 표와 2026년 표를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 좋아진 게 분명히 있습니다.
| 항목 | 2020년 표 | 2026년 표 |
|---|---|---|
| 디지털 기기로 외국어 응대 | 항목 없음 | 경로 신설 |
| → 2026년 표가 새로 만든 항목입니다. 사람이 외국어로 응대하지 않아도 기기로 되면 점수를 줍니다. | ||
| 인터넷 예약 서비스 | 항목 없음 | 7점 신설 |
| → 예약을 전화로만 받으면 7점을 통째로 못 받습니다. 채널 연동이 점수가 되는 첫 표입니다. | ||
| → 2026년 표가 새로 만든 두 항목입니다. 사람이 외국어로 응대하지 않아도 기기로 되면 점수를 줍니다. 무인 운영에 길이 열린 자리입니다. | ||
| 프런트 3교대 인력 | 8점 / 400점 | 6점 / 700점 |
| → 사람 항목은 배점이 줄었습니다. 총점이 400에서 700으로 늘었는데 배점은 8점에서 6점으로 내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서 0.9%가 됐습니다. | ||
| PMS(운영 전산) | 13점 / 400점 | 5점 / 700점 |
| → 전산 항목도 13점에서 5점으로 내려 비중이 3.3%에서 0.7%가 됐습니다. 사람도 전산도 배점이 줄고, 대신 디지털 응대·예약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 ||
| → 사람 항목과 전산 항목이 같이 내려갔습니다. 총점이 400점에서 700점으로 늘었는데 두 항목 배점은 오히려 줄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프런트 2.0%→0.9%, PMS 3.3%→0.7%가 됐습니다. | ||
디지털로 외국어 서비스를 한다는 개념이 이번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인터넷 예약 배점도 새로 생겼습니다. 프런트 인력과 PMS의 배점 비중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러니 «평가표가 무인화를 막는다»고 잘라 말하면 그건 정확하지 않습니다. 문은 열렸습니다.
문제는 그 문의 폭입니다.
④ 환율이 7분의 1입니다
2차 평가표의 «프런트 근무자의 능력» 항목을 보겠습니다. 외국어 구사능력에 7점이 걸려 있습니다. 근무자가 외국어를 «매우 우수»하게 하면 7점입니다. 그리고 외국어를 못 하는 경우, 디지털 기기로 서비스가 가능하면 1점입니다.
① 외국어 구사능력 — 매우 우수 (7) / 우수 (5) / 보통 (3) / 미흡 (2) / 불가능 — 디지털 기기 활용으로 서비스 가능 (1) / 디지털 기기 활용하지 않음 (1~3성 등급보류)
저희가 쓰는 키오스크는 47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합니다. 프런트에 선 직원 한 명이 47개 언어를 할 수는 없습니다. 영어와 일본어를 잘하는 직원을 구했다고 해봅시다. 그 직원은 7점을 받고, 47개 언어를 처리하는 기계는 1점을 받습니다. 같은 손님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나갔는데, 점수는 일곱 배 차이가 납니다.
저는 이게 «기계를 쓰지 말라»는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계로 한 일은 사람으로 한 일의 7분의 1로 친다는 환율이 적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환율은 6년 전에 정해진 게 아니라 올해 정해졌습니다.
⑤ 우리가 하는 일의 절반은, 적을 칸이 없습니다
더 답답한 건 배점이 낮은 게 아니라 칸이 아예 없는 일들입니다. 저희 호텔은 AI 얼굴인식으로 미성년자 입실을 차단합니다. CCTV를 AI가 상시로 보면서 다중 입실·이상 동작·화재를 감지하고, 원격으로 해결이 안 되면 30분 안에 사람이 현장에 갑니다.
운영 초기에 이상징후 5건이 잡혔습니다. 미성년자로 의심되는 입실 시도였습니다. 다섯 건 모두 저희가 즉시 현장에 나갔고, 경찰이 출동해 함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그 뒤로는 감지된 건이 없습니다. 저는 청소년들 사이에 «저 호텔은 걸린다»는 말이 돈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물론 제 짐작일 뿐이고 증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확실한 건 다섯 건을 잡았다는 것, 그리고 그 뒤로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 건은 평가표 어디에도 적을 칸이 없습니다. 등급표에 청소년 관련 항목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제도 안에서 사후 처벌로만 존재합니다. 청소년에게 이성혼숙을 하게 하면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영업정지 2월입니다. 뚫리면 벌하고, 막은 건 세지 않습니다.
1. 서비스 상태 2. 객실 및 부대시설의 상태 3. 안전 관리 등에 관한 법령 준수 여부
법은 안전 관리를 평가하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법이 위임한 평가표에는, 제가 안전을 위해 실제로 돌리고 있는 장치를 적을 자리가 없습니다. 법과 표 사이가 벌어져 있습니다.
⑥ 새 표로 우리 호텔을 채점해봤습니다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2026년 표에서 현장에 사람이 서 있어야만 받을 수 있는 점수를 전부 찾아 더했습니다.
1차와 2차를 합쳐 151점이었습니다. 1,000점 만점의 15.1%입니다. 이 중에서 무인 운영이 조문상 받을 수 있는 건 디지털 경로로 인정되는 5점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146점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854점입니다. 등급별 기준점수는 1성 400점, 2성 500점, 3성 650점, 4성 800점, 5성 900점 입니다. 여기서 세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2성은 됩니다. 남은 854점 중 500점, 그러니까
58.5%만 받으면 됩니다. 실제로 저희는 2성입니다. 그러니 «무인으로 하면
등급이 안 나온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둘째, 3성은 사실상 닫힙니다. 854점 중 650점을 받아야
하는데 76.1%입니다. 남은 항목을 거의 다 만점으로 채워야 하는
숫자입니다. 시설에 돈을 더 써서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닙니다.
셋째, 5성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기준이 900점인데
상한이 854점입니다. 계산이 끝나 있습니다.
이 채점은 제가 조문을 보고 한 계산입니다. 실제 심사에서는 평가 요원이 항목마다 판단합니다. 저희가 «평가 대상 부재»로 0점 처리한 항목을 다르게 볼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배점과 기준점수는 전부 평가표 원문에 적힌 숫자이고, 저는 그 숫자만으로 계산했습니다.
⑦ 사람을 없앤 게 아니라,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고 싶습니다. 저희 호텔에 사람이 없는 게 아닙니다. 프런트에 없을 뿐입니다.
중소형 호텔에서 사람 손이 가장 필요한 곳은 객실입니다. 청소 상태, 침구, 설비 고장, 비품. 손님이 다시 오느냐 마느냐는 거기서 갈립니다. 반면 체크인, 외국어 안내, 예약 관리는 기계가 더 일관되게 합니다. 사람은 밤 3시에 지치지만 기계는 안 지칩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람을 줄인 게 아니라 사람을 객실 쪽으로 보내고, 응대와 관제를 시스템에 맡겼습니다. 분업입니다.
그러면 그 분업이 결과를 망쳤는지 봐야 합니다. 저희가 직접 운영하거나 관제하는 호텔 10곳의 개장 이후 일별 실적을 열어봤습니다. 객실 하나가 하루에 얼마를 벌었는지로 봤습니다 — 숙박만 보면 대실 비중이 큰 곳이 부당하게 낮게 보이기 때문에, 대실·숙박·부가매출을 전부 더한 총매출을 객실 수로 나눴습니다. 객실 수는 대실 전용으로만 파는 판매 슬롯을 빼고 실제 객실만 셌습니다 — 한 곳이 여기 해당해서, 장부상 75실로 잡히던 곳을 45실로 바로잡았습니다.
무인과 상주가 뒤섞여 있습니다. 중앙값은 무인 8만 2천 원, 상주 7만 3천 원으로 붙어 있고, 대실 비중도 무인 15.3% 상주 14.9%로 거의 같습니다. «무인이라 대실 손님을 못 받는다»는 말도 저희 장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걸 «무인이 낫다»는 근거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 10곳뿐이고, 입지도 연식도 문을 연 시기도 제각각이라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맨 위 3실짜리 시설과 맨 아래 개장 6개월차는 성격이 아예 다릅니다. 게다가 전부 저희가 관여하는 호텔이라 표본이 치우쳐 있습니다.
다만 이 정도는 말할 수 있습니다. «프런트에 사람이 서 있느냐»로는 이 순서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평가표는 바로 그것에 점수를 겁니다.
이 글에 나오는 무인 시스템은 제가 공동대표로 있는 이루다원의 서비스이고, 등장하는 호텔들도 저희가 운영하거나 관제하는 곳입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의 글입니다. 그래서 주장은 최대한 줄이고, 평가표 원문에 적힌 배점과 저희 장부에 있는 숫자만 놓았습니다. 판단은 읽는 분들 몫입니다.
⑧ 바라는 건 하나입니다 — 기계에도 같은 테스트를
저는 프런트에 사람을 두는 호텔이 점수를 받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면 서비스는 분명한 가치입니다. 제가 납득이 안 되는 건 재는 방법입니다.
«3교대 근무 이상 6점, 2교대 4점». 이건 서비스의 결과가 아니라 인건비 지출의 크기입니다. 손님이 몇 분 만에 체크인을 마치는지, 새벽 두 시의 문의가 해결되는지, 외국인 손님이 실제로 소통하고 나가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몇 명을 고용했는지를 묻습니다. 앞의 것들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작은 호텔에 더 무겁습니다. 전국 관광숙박업 영업장의 객실 수 중앙값은 32실이고, 절반 가까이(46.6%)가 30실 미만입니다. 프런트 3교대 한 자리를 유지하는 비용은 30실 호텔이나 200실 호텔이나 비슷한데, 객실 하나가 나눠 지는 부담은 몇 배 차이가 납니다. 같은 배점표가 작은 호텔에는 더 비싼 청구서입니다.
그렇다고 «성과를 재달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등급심사는 하루 현장에서 이뤄집니다. 평가 요원이 1년치 응대 시간이나 해결률을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건 제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제안은 훨씬 간단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 테스트를 하시면 됩니다. 평가 요원은 이미 프런트 직원에게 외국어로 말을 걸어 보고, 업무를 설명하게 하고, 응대 태도를 봅니다. 같은 것을 키오스크에도 해 보시면 됩니다. 외국어로 체크인을 시켜 보고, 문의를 넣어 보고, 심야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몇 분 만에 응답하는지 보시면 됩니다. 통과하면 같은 점수를 주면 됩니다.
평가표를 새로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항목의 주어 하나만 바꾸면 됩니다. «프런트 근무자의 능력»을 «프런트의 응대 능력»으로. 사람이 하든 기계가 하든, 같은 테스트를 통과했으면 같은 점수를 받는 것 — 그것뿐입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정부는 한쪽에서 스마트관광과 무인화 설비 도입을 예산으로 지원합니다. 그런데 다른 쪽에서는 그렇게 갖춘 시스템을 «없는 것»으로 칩니다. 저는 이게 어느 한 부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평가표가 6년에 한 번 열릴 때, 그 사이에 바뀐 현장을 조금 더 담아 주면 좋겠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잘 갖춰 놓은 시스템을 배제하지만 말아 주십시오. 그거면 충분합니다.
결론
새 평가표는 무인 운영의 등급을 막지 않습니다. 가둡니다. 현장 상주 인력을 전제한 151점 중 받을 수 있는 게 5점이라, 점수 상한이 854점입니다. 2성은 되고, 3성은 76.1%를 요구하고, 5성은 계산상 불가능합니다. 바라는 건 하나입니다 — 사람이든 기계든 같은 테스트를 통과했으면 같은 점수를 주는 것. 저는 그 천장 아래에서 두 번 2성을 받았고, 다음 심사는 새 표입니다.
평가표 · 관광호텔업 1차평가표(1~5성, 700점)·2차평가표(1~3성, 300점) 2026년 개정 / 현장평가표(400점)·불시평가표(200점) 2020년 개정 — 원문 대조
법령 · 관광진흥법 제19조 제1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5조·제25조의2· 제25조의3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확인) ·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7
등급 이력 ·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급결정 결과통보(2022) — 신규 1성 신청, 2성 결정 / 올해 재심사 2성 유지. 두 차례 모두 2020년 개정 평가표 적용
실적 · 저희가 직접 운영·관제하는 10곳의 개장일 이후 일별 최종 실적 (최장 677일) — 대실·숙박·부가매출 합계를 객실 수로 나눈 값. OTA 연동만 되어 있고 저희가 운영하지 않는 시설은 제외했습니다 · 객실 수 분포는 지자체 인허가 원장 관광숙박업 영업중 2,490곳
※ ⑥의 채점은 평가표 원문 배점에 근거한 저자의 계산이며, 실제 등급결정은 평가 요원의 현장 판단에 따릅니다.
관련 자료※ 이 글에 나오는 무인 시스템은 필자가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의 서비스이며, 등장하는 호텔은 필자가 운영·관제하는 곳입니다. 특정 상품의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