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반대 1,689건을 다 읽었습니다 —
한 문장이 519번 나왔습니다
야간근무를 월 12회로 제한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8월 29일 게재분에서 조문째 뜯었던 그 법안)의 입법예고가 9월 3일 끝났습니다. 등록된 의견 1,709건을 전부 내려받아 읽었습니다. 반대 1,689건, 찬성 0건. 그런데 그 반대의 45%는 16개 문안의 복사였고, 직격 업종인 숙박업의 목소리는 단 2건이었습니다.
① 무엇을 어떻게 셌나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의 이 법안 의견 목록은 공개돼 있습니다 (작성자는 «홍**» 식으로 마스킹). 목록 171페이지와 의견 본문 전부를 수집해 제목·본문의 표현으로 찬반을 나눴습니다. 결과 — 반대 1,689건 · 비공개 15건 · 판별 불가 5건 · 찬성 표현이 담긴 의견 0건. 저희가 8월 28일 등록한 데이터 의견도 이 1,709건 안에 있습니다 (찬반 표명 없이 실태 데이터만 제출해 «판별 불가» 5건 중 하나로 잡힙니다).
② 언제 들어왔나 — 첫날 336건
입법예고 개시일(8월 25일)에 336건이 몰렸고, 이후 하루 76~120건대로 가라앉았다가 마감 사흘(9월 1~3일)에 711건이 들어왔습니다. 의원실 보도자료가 8월 25일, 주요 언론 보도가 8월 26일이었으니 개시 당일 336건은 기사를 보고 모인 개인이 아니라 발의 단계부터 지켜보던 조직의 속도입니다.
③ 절반은 같은 문장 — 최대 519건짜리 복사 문안
본문을 정규화해 비교하면 동일 문안 그룹(5건 이상)이 16종, 773건(45%)입니다. 최대 그룹은 한 문장이 519번 등록됐습니다:
2위(53건)·3위(39건) 문안도 어미만 다른 사실상 같은 글입니다. 즉 «1,689건의 반대»를 «1,689개의 논리»로 읽으면 안 됩니다 — 문안 단위로 세면 고유한 글은 936건입니다.
④ 무슨 논리였나 — 문안 단위로 다시 셌습니다
| 반대 논리 (중복 제거, 고유 문안 기준) | 건수 |
|---|---|
| 노조 남용·정치적 목적 우려 | 66건 |
| 기업 경쟁력·산업(제조·물류) 타격 | 59건 |
| 일할 자유·야간수당 감소 (근로자 관점 반대) | 24건 |
| 과잉규제·직업선택 자유 침해 | 9건 |
| 인건비·구인난 | 7건 |
눈에 띄는 건 세 번째 줄입니다. 사업주가 아니라 야간에 일하는 당사자들이 «내 수당이 줄어든다»며 반대한 글이 문안 기준 24건 — 8월 29일 칼럼에서 짚었던 «건강 보호 법인데 야간 근무자가 먼저 반대할 구조»가 실제 의견 원부에서 그대로 확인됩니다.
⑤ 그런데 숙박업은 어디에 있었나 — 2건
업종을 밝힌 의견 중 택배·물류 38건, 병원·의료 29건… 그리고 숙박업은 2건입니다. 하나는 영세 숙박업자의 절규(«단가는 20년째 그대로인데 비용만 오른다»), 다른 하나가 저희가 낸 실태 데이터 의견입니다. 전국 영업 중 숙박업 31,180곳 중 85%가 이 법의 맞교대 조항에 직격인데 (8월 29일 판정), 심사 기록에 남은 숙박업의 목소리는 사실상 이 둘이 전부입니다. 가장 크게 맞는 업종이 가장 조용했습니다.
구경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8월 29일 조문 판정 칼럼에 의견 등록 직링크를 달아 독자분들께 참여 경로를 열었고, 맞교대·3조2교대 판정표와 원장 통계를 담은 실태 데이터 의견을 등록했으며(위 2건 중 하나), 같은 자료를 대표발의 의원실에도 서한으로 전달했습니다. 찬반 캠페인이 아니라 «심사장에 숙박업의 숫자가 도착해 있게 하는 것» — 그게 저희 몫이라고 봤습니다.
⑥ 이 «1,709 대 0»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국민 여론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입법예고 의견은 스스로 찾아와 쓰는 사람들의 표본이라, 법에 찬성하는 다수는 굳이 쓰지 않습니다(민주노총 등 추진 측은 의견란이 아니라 입법 라인에서 움직입니다). 첫날 336건과 복사 문안 45%는 반대 쪽도 상당 부분 조직 동원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 복사 문안도 유효한 의사표시입니다. 한 문장을 519명이 자기 이름으로 제출한 것 자체가 조직력의 기록이고, 심사 절차상 동일하게 접수됩니다. 저희가 구분한 것은 진짜/가짜가 아니라 «몇 명이 썼나»와 «몇 개의 논리인가»입니다.
⑦ 이 숫자의 한계
찬반 분류는 표현 키워드 기반이라 반어·복합 의견을 오독할 수 있고(그래서 판별 불가 5건을 남겼습니다), 비공개 15건의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업종 언급 집계는 «업종을 스스로 밝힌 글»만 셉니다 — 숙박업 종사자가 업종을 안 밝히고 썼다면 못 잡습니다. 복사 문안 탐지는 본문 앞 400자 기준이라 부분 수정본은 별개로 집힐 수 있는 하한치입니다.
⑧ 다음 절차 — 이 법안은 어디로 가나
입법예고 종료로 끝난 게 아닙니다. 의견 요지는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첨부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심사로 갑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가 별도의 야간노동 규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태라 (8월 4일 업무보고), 이 법안이 계류돼도 유사 규제는 다시 옵니다. 저희는 의안 2220700의 심사 일정과 노동부 발표를 계속 추적해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조문 기준으로 다시 판정하겠습니다.
⑨ 세 줄로 줄이면
하나. 의견 1,709건 중 반대 1,689·찬성 0 — 그러나
자기선택 표본이라 여론이 아니라 «동원력의 기록»으로 읽어야 합니다.
둘. 45%는 16개 문안의 복사였고, 고유한 논리로 접으면 노조 우려·
산업 타격·수당 감소 순입니다.
셋. 직격 업종인 숙박업의 목소리는 2건뿐 — 규제는 조용한 업종부터
설계에서 빠집니다. 다음 심사 단계도 저희가 숫자로 따라갑니다.
입법예고 의견란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누가 조직돼 있는가의 기록입니다. 1,709건 중 숙박업은 2건 — 심사장에 도착해 있는 목소리의 크기가 법의 모양을 정합니다.
작성자명은 원부에서 이미 마스킹돼 있으며 이 글은 개인을 특정하지 않습니다. 키워드 분류·복붙 탐지의 한계는 본문 ⑦에 명시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법안에 대한 찬반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관련 자료▶ 8/29 조문 판정 편 : https://kiudalab.com/news/night-shift-bill
▶ 지난 데이터 리서치 모음 : https://kiudalab.com/news
▶ 숙박업필수커뮤니티(사업자 1,321명) : https://open.kakao.com/o/gDafk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