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 1편]
모텔 열 채가 통째로
넘어간 동네
경기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지금 이 동네에서 숙박시설 경매 일곱 건이 돌고 있습니다. 감정가를 합치면 238억인데 최저가는 79억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모텔 열 채가 한 곳으로 넘어갔습니다.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백석읍 기산리 숙박시설 경매 7건(진행) + 낙찰 5건(2021~2026). 감정가 합계 238억 · 현재 최저가 합계 79억. 같은 구역 숙박업 원장 54곳, 국토부 실거래 신고 44건과 대조했습니다.
① 이 동네는 계속 경매가 나옵니다
장흥유원지 안쪽 권율로309번길과 그 너머 기산리에는 4~7층짜리 모텔이 줄지어 있습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중반에 지어진 건물들입니다.
이 구역의 경매를 세어 봤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것만 일곱 건이고, 일곱 건이 전부 숙박시설입니다. 여기에 최근 낙찰된 다섯 건을 더하면 5년 사이 열두 채가 법원에 올라간 셈입니다. 한 동네에서 나오는 숫자로는 많습니다.
② 값이 어디까지 깎였나
경매는 유찰될 때마다 최저가가 내려갑니다. 이 일곱 건이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보겠습니다.
기준 · 우리 경매 원장(auction_listings) 2026-08 기준. 이름은 숙박업 인허가 원장의 상호, 359-7은 원장에 숙박업 신고가 없어 지번으로 뒀습니다.
다섯 번 유찰된 두 건은 감정가의 17%까지 내려왔습니다. 버킹검은 30.95억이 5.20억, 코리아는 37.26억이 6.26억입니다. 넉 점 유찰된 오페라는 15.73억 → 3.78억입니다.
낙찰된 것들도 비슷합니다. 2025년 7월, 권율로309번길 114는 감정가 61.64억짜리가 5.09억(8.3%)에 넘어갔습니다. 선순위 유치권이 걸린 물건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산리 220-5는 18.6%, 203-2는 26.9%(지분매각)에 팔렸습니다. 이 동네에서 감정가는 오래전에 기준이 아니게 됐습니다.
③ 그 사이, 한 곳이 사 모았습니다
값이 이렇게 무너진 동네에서 조용히 반대로 움직인 곳이 있습니다. 정치인 허경영 씨가 만든 하늘궁이 여기 있고, 주변 모텔을 사들여 방문객 숙소로 쓴다는 보도가 2020년 전후로 나왔습니다.
보도의 “모텔 11채”가 사실인지, 어디에 있는지를 등기사항전부증명서 24통을 직접 떼서 확인했습니다.
기준 · 배경지도 국토교통부 브이월드. 위치는 지번 지오코딩 결과이며 필지 경계가 아닙니다. 상호·객실수는 숙박업 인허가 원장, 취득연도는 등기 원인일.
한 블록입니다. 개천을 낀 양쪽 길이 거의 다 하늘궁 계열입니다. 본진에서 가장 먼 곳이 581m, 나머지는 400m 안에 들어옵니다. 상호에 아예 ‘하늘궁’이 붙은 곳만 여덟 곳이고, 객실을 합치면 245실입니다.
한 곳(전망좋은모텔)은 등기 소유자가 제3자입니다. 보도의 “매입하거나 임차했다”는 표현과 맞아떨어집니다. 열한 채 중 열 채가 소유, 한 채는 남의 건물에 상호만 있습니다.
④ 등기 24통이 말하는 것 — 6년, 102억
토지와 건물은 등기가 따로 있어 열한 곳이면 스물두 통, 건물이 두 동인 곳이 있어 24통이 나왔습니다. 모두 말소사항을 포함해 뗐습니다. 지워진 기록에 경매 이력이 남기 때문입니다.
기준 · 등기 매매목록에 적힌 거래가액. 204는 매매목록에 가액이 없습니다.
가액이 적힌 것만 더하면 102억 7,500만 원, 빠진 두 건을 포함하면 110억 안팎입니다. 한 번에 산 게 아니라 2018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6년에 걸쳐 나눠 샀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직접 경매로 받은 건 딱 한 건(225-3, 2021년)이라는 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일반 매매인데, 그 물건들 상당수가 직전 소유자 단계에서 이미 경매를 거친 것들이었습니다. 196-1은 2016년 낙찰자에게서, 220은 2017년 낙찰자에게서 샀습니다. 기산리 418은 앞서 경매를 두 번 지나온 물건입니다. 경매판에서 직접 싸우는 대신, 정리된 물건을 낙찰자에게서 되사는 방식입니다.
명의도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여덟 곳은 허경영 씨 개인, 205-3은 재단법인 하늘궁유지재단, 269-2는 주식회사 초종교하늘궁 명의입니다. 205-3은 2019년에 개인이 11억에 사서 2021년 재단에 “출연”했습니다.
⑤ 비싸게 산 걸까 — 실거래와 맞춰봤습니다
“한 사람이 쓸어담았으면 값을 올려줬겠지”가 자연스러운 의심입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 신고에는 계약일과 금액이 나오고, 등기 원인일과 맞춰 보면 어느 신고가 이 매수인지 특정됩니다.
기준 · 국토부 실거래 신고 석현리 숙박시설 33건 전수. 등기 원인일과 계약일이 일치하는 건을 강조.
계약일이 정확히 맞았습니다. 269-2는 2021년 4월 10일, 222-4·222-8은 2023년 7월 10일 — 등기와 실거래 신고가 같은 날입니다.
평당가를 보면 뜻밖입니다. 확정된 건들의 중앙값은 346만 원, 같은 동네 나머지 거래의 중앙값은 391만 원입니다. 웃돈을 얹은 흔적이 없습니다. 초기 두 건은 동시기 중앙값의 0.61배·0.78배였고, 2021년 이후도 0.97~1.07배입니다.
다만 잣대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등기 매매목록은 부속 필지를 묶은 총액이고 실거래 신고는 물건 하나 기준입니다. 196-1은 등기 총액이 13.8억인데 신고는 6.42억입니다 — 나머지는 옆 필지 몫입니다. 그래서 “헐값에 샀다”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말할 수 있는 건 시세 위로 올려준 흔적이 안 보인다는 것까지입니다.
더 깨끗한 비교도 있습니다. 205-3은 앞사람이 2018년 2월에 11억에 사서 2019년 7월에 같은 11억에 넘겼습니다. 면적이 같아 잣대가 흔들리지 않는데, 1년 5개월 보유하고 남긴 게 0원입니다. 반대로 198은 2020년 11월 6.5억이 2023년 5월 14.95억이 됐습니다. 물건마다 갈립니다.
⑥ 그래서 지금 나온 경매는 하늘궁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나
경매로 나온 물건을 사면 하늘궁 옆이 되는 걸까요. 좌표를 찍어 직선거리를 쟀습니다.
기준 · 배경지도 브이월드. 하늘궁 본진(석현리 204) 기준 직선거리, 지오코딩 실측.
| 물건 | 객실 | 거리 | 최저가 | 영업 |
|---|---|---|---|---|
| 359-7 | — | 0.9km | 7.56억 | 미신고 |
| 오페라 | 27 | 1.6km | 3.78억 | 정상 |
| 엠 | 39 | 1.7km | 7.93억 | 정상 |
| 코리아 | 29 | 3.0km | 6.26억 | 정상 |
| 버킹검 | 40 | 3.1km | 5.20억 | 정상 |
| 데이즈온 | 32 | 3.2km | 33.95억 | 정상 |
| 수호텔 | 35 | 3.2km | 14.56억 | 정상 |
기준 · 진행 중 7건. 객실수·영업상태는 숙박업 인허가 원장 조회(2026-08).
답이 나옵니다. 가장 가까운 경매도 900m 밖입니다. 하늘궁이 모은 열 채는 반경 600m 안에 있는데, 지금 경매에 나온 일곱 건 중 그 안에 들어오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원장을 열어 보니 경매 물건 여섯 곳이 전부 “영업/정상”입니다. 문 닫고 비어 있는 건물이 아니라 지금도 손님을 받으면서 경매가 도는 중입니다. 하늘궁이 가진 열 채도 전부 영업 상태로 살아 있습니다.
⑦ 객실 하나에 1,300만 원
경매의 값은 총액이 아니라 객실당으로 봐야 비교가 됩니다. 최저가를 객실수로 나눠 봤습니다.
기준 · 최저가 ÷ 인허가 원장 객실수. 점선은 양주 야간 ADR 중앙값 73,383원(우리 수집 n=210, 매장 50곳)으로 계산한 만실 1년 야간 호가매출이며, 실현 매출이 아니라 상한선입니다.
버킹검이 객실당 1,300만 원, 오페라가 1,400만 원입니다. 객실 하나를 사는 값이 그 객실을 1년 만실로 돌렸을 때 매출의 절반도 안 됩니다. 숫자만 보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다섯 번 유찰됐습니다. 아무도 안 샀다는 뜻입니다. 값이 싼 게 아니라, 이 동네에서 모텔로 돈을 벌기 어렵다는 판단이 다섯 번 반복된 것입니다. 같은 구역에서 5년 사이 열두 채가 법원에 올라간 이유도 같습니다.
⑧ 그런데 하늘궁은 샀습니다
여기서 앞의 숫자가 다시 의미를 갖습니다. 하늘궁이 219실을 102.75억에 샀으니 객실당 4,692만 원입니다. 지금 경매 최저가의 세 배가 넘습니다. 경매를 기다리지 않고, 값을 깎지도 않고 샀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31일, 그 부동산 전부에 근저당 두 건이 한꺼번에 걸립니다.
| 항목 | 금액 | 객실당 |
|---|---|---|
| 등기에 적힌 매입가 | 102.75억 | 4,692만 |
| ㈜하늘궁 근저당 | 256.74억 | — |
| ㈜초종교하늘궁 근저당 | 286.34억 | — |
| 채권최고액 합계 | 543.08억 | 2억 4,798만 |
기준 · 등기 을구 현재 유효 기재(공동담보목록 2024-1526·1527). 채무자는 모두 소유자 본인.
102억에 산 부동산에 543억이 잡혀 있습니다. 5.3배입니다. 채권최고액은 보통 실제 채권의 120~130%로 잡으니, 역산하면 실채권이 418억에서 453억 사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객실 하나당 2억 4,798만 원의 담보입니다 — 바로 옆 동네에서 객실 하나가 1,300만 원에 안 팔리고 있는 그 동네에서 말입니다.
근저당권자는 은행이 아니라 소유자 본인이 관여하는 법인 두 곳입니다. 금융기관 근저당은 따로 72.3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년 뒤인 2025년 6월, 의정부지검의 추징보전 가압류 389억이 갑구에 붙었습니다. 재단 명의 205-3과 법인 명의 269-2에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 2021년에 개인에서 재단·법인으로 옮겨 둔 두 곳입니다.
⑨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것
첫째, 실제로 손님을 받는지는 원장의 “영업/정상”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예약 플랫폼 수집분에서 이 구역은 9곳뿐이라(원장 54곳 대비 17%) 플랫폼 판매 여부는 표본이 모자라 판정하지 않습니다.
둘째, 실현 가동률입니다. 객실당 1,300만 원이 싼지 아닌지는 이 동네가 실제로 몇 %를 채우는지에 달렸는데, 우리 수집은 호가이지 실현 매출이 아닙니다. 다섯 번 유찰이 그 답을 대신하고 있다고 봅니다.
셋째, 권율로309번길 114의 8.3%는 선순위 유치권이 걸린 물건이라 그 금액이 물건값인지 권리 부담을 반영한 값인지 기록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응찰 1명).
넷째, 추징보전이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재판 결과에 달렸습니다. 이 글은 등기·경매기록에 적힌 사실만 다룹니다.
이 동네 경매는 숙박업 계산기로는 답이 안 나옵니다. 객실당 1,300만 원이 다섯 번 유찰된 게 그 증거입니다. 그런데 같은 동네에서 그 세 배를 주고 219실을 모은 곳이 있고, 그 부동산에는 산 값의 5.3배가 담보로 잡혀 있습니다. 값을 만든 것도, 값을 치른 것도 숙박 수요가 아니었습니다.
객실 하나에 1,300만 원까지 내려온 동네에서, 누군가는 4,692만 원을 주고 샀고 그 위에 객실당 2억 4,798만 원의 담보가 얹혔습니다. 이 동네 경매를 볼 때 봐야 할 것은 감정가가 아니라, 옆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입니다.
출처 · 등기사항전부증명서 24통(2026-08-20 열람, 말소사항 포함·매매목록 첨부) · 법원경매정보(진행 7건·낙찰 5건)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양주시, 석현리 33건·기산리 11건 전수) · 숙박업 인허가 원장(영업상태·객실수) · 양주 ADR 수집 n=210 · 배경지도 국토교통부 브이월드 · 언론 보도(매일일보 2026-03).
본 글은 등기부·경매기록·실거래 신고 등 공개 자료에 기재된 사실만 다루며, 진행 중인 재판의 유무죄에 관한 판단을 담지 않습니다.
관련 자료▶ 물건 요점정리 (8/26 입찰) : https://lab.kiudalab.com/auction/item/court/1428411
▶ 지난 경공매 분석 모음 : https://kiudalab.co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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