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본 숙박업 · 4편
도장을 찍은 회사는
그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등기부 700원이면 보이는 것들. 보고 나면 계약서의 이름이 다르게 읽힙니다.
지난 편 끝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소송에서 이겨도 회사에 받아낼 재산이 없으면 연대보증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이번 편은 그 «받아낼 재산이 없는 회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봅니다. 우리가 실제로 뗀 법인 등기부 8건이 근거입니다.
인터넷 발급 비용
법인 등기부
빌려 온 돈
계약서의 이름이
처음 보는 이름입니다
브랜드를 보고 계약합니다. 광고도 그 브랜드였고, 성공사례도 그 브랜드였고, 상담한 사람의 명함에도 그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회사 이름은 처음 보는 이름입니다. 물어보면 답이 옵니다. 「저희 관계사입니다.」
여기서 멈추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같은 회사려니 합니다. 간판이 같고, 사무실이 같고, 사람이 같으니까요.
그런데 계약은 간판과 하는 게 아니라
등기부에 적힌 그 이름과 하는 겁니다.
월세를 줄 의무도, 못 줬을 때의 책임도, 전부 그 이름에 붙습니다. 그러니 그 이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30분이면
다 보입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이름으로 법인 등기부를 떼 봅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한 통에 700원, 처음이어도 30분이면 됩니다.
① 자본금 — 이 회사가 자기 돈을 얼마나 넣었나
② 설립일 — 언제 만든 회사인가. 계약 직전이면 이 건물 전용이다
③ 사채 발행 이력 — 밖에서 얼마나 빌려 왔나
④ 상호변경 이력 — 이름을 바꾼 적이 있나, 바꾸기 전 이름은 무엇이었나
⑤ 임원 — 누가 등기돼 있고, 다른 회사와 겹치지 않나
한 가지만 주의하십시오.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야 합니다. 기본값으로 받으면 과거 이력이 빠집니다. 이름을 바꾼 흔적도, 지나간 사채도 말소된 기록 속에 있습니다.
8건을 떼 보니
같은 모양이 반복됩니다
우리가 실제로 발급해 본 법인 등기부 8건에서, 서로 무관해 보이는 회사들 사이에 같은 모양이 반복됐습니다.
이 넷이 겹치면 그림이 하나로 모입니다. 브랜드는 하나인데, 계약을 받는 법인은 현장마다 따로라는 그림입니다.
자기 돈은
사실상 없습니다
이런 회사의 등기부에서 돈 부분을 읽으면 이렇게 나옵니다.
자본금 몇천만 원짜리 회사가 전환사채로 수십억을 조달합니다. 자기 돈으로 서 있는 회사가 아니라 남의 돈으로 굴러가는 회사입니다.
그 사채는 무담보이고, 돈을 넣은 사람이 되찾을 수 있는 시점은 7~9년 뒤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회사 이름으로 된 재산이 없습니다. 건물은 내 것이고, 집기와 인테리어는 내 건물에 붙어 있고, 통장에 쌓인 돈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소송에서 이겨도
집행할 재산이 없습니다.
3편에서 「밀린 임대료는 결국 상대의 빚이 된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빚은 갚을 재산이 있는 채무자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본사가 있잖아」
없습니다
여기서 대부분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회사가 못 갚으면 본사가 갚겠지.」
법적으로 둘은 별개 회사입니다. 자회사의 빚을 본사에 청구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예외적으로 본사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법인격 부인), 자본금이 적다는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대표 개인에게는? 연대보증이 없으면 못 갑니다. 그리고 그 대표도 바뀔 수 있습니다. 계약할 때 만난 사람과 분쟁이 시작될 때의 등기부상 대표가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등기부에는 변경 이력 한 줄이 남을 뿐입니다.
즉 이 구조에서는 책임이 도착할 주소가 처음부터 비워져 있습니다. 브랜드도, 본사도, 대표도 아닌 — 자본금 수천만 원짜리 법인 하나가 그 주소입니다.
숙박업이
발명한 방식이 아닙니다
이 방식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SPC — 특수목적법인입니다. 부동산 개발에서 오래 쓰인 방식입니다. 현장 하나에 법인 하나를 세우고, 잘되면 그 법인이 벌고, 안되면 그 법인만 접습니다.
개발 사업에서는 이게 정상적인 도구입니다. 사업 하나가 무너져도 다른 사업까지 무너지지 않게 위험을 끊는 칸막이니까요. 돈을 대는 쪽도 그 구조를 알고 들어갑니다.
문제는 그 칸막이가 임대차 계약의 상대방 자리에 올 때입니다.
개발판에서는 서로 알고 쓰는 도구가, 임대차에서는 한쪽만 아는 도구가 됩니다. 건물주는 브랜드와 계약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는 칸막이 뒤에서 계약합니다.
1편에서 본 비밀유지 확약서가 지식산업센터에서 먼저 쓰였듯이, 이 칸막이도 다른 부동산 판에서 먼저 쓰이던 것이 숙박업에 들어온 것입니다. 숙박업만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른 업에서 온 제안일수록, 같은 눈으로 봐야 합니다.
계약 전에
다섯 줄만 읽으십시오
등기부를 떼서 이 다섯 개를 봅니다.
① 자본금 — 수십억짜리 계약을 지겠다는 회사의 자기 돈이 얼마인가
② 설립일 — 계약 직전이면 이 건물 전용 법인이다
③ 빌려 온 돈 — 자본금의 몇 배인가, 담보는 있는가
④ 개명 이력 — 바꾸기 전 이름에 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가
⑤ 임원 — 관계사라는 회사들과 같은 사람이 겹치는가
그리고 요구할 것은 둘입니다. 광고에 나온 그 회사가 직접 계약하거나, 대표 개인이 연대보증하거나.
「그건 내부 방침상 어렵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답을 이렇게 들으시면 됩니다. 그 방침이 곧 이 회사의 정체입니다.
다음 편이 마지막입니다. 네 편 내내 「이래서 깨진다」를 봤으니, 마지막은 「그래서 어떻게 계약하나」입니다. 금액을 정하는 두 개의 선, 최저보장과 이익 연동, 그리고 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문장들 — 저희가 실제로 쓰는 방식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어떻게 확인했나 법인 등기부의 패턴은 우리가 인터넷등기소에서 실제로 발급한 8건(말소사항 포함 전부)을 읽고 정리한 것입니다. 법인 등기부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공개 자료입니다.
범위 이 글은 특정 회사나 특정 계약을 두고 쓴 것이 아니며, 회사명·금액·사건번호를 쓰지 않았습니다. SPC 방식 자체는 합법적이고 널리 쓰이는 제도이며, 이 글은 그 구조가 임대차 상대방일 때 건물주가 확인할 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법인격 부인 법원이 예외적으로 모회사·배후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법리이며, 요건이 엄격해 일반적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개별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의 확인을 받으십시오.
관련 자료▶ 지난 편 : https://kiudalab.com/news/kim-column-03-deposit-collateral
※ 「현장에서 본 숙박업」 4편 · 반복해서 본 형태를 정리한 글이며 특정 회사나 계약을 가리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