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신고 32.8억 —
등기부에 이미 예고편이 있었습니다
어제 다룬 부산 명지의 40실 호텔, 오늘은 숙제 1번 — 유치권을 뜯습니다. 유치권은 경매에서 가장 무서운 권리로 불립니다. 등기부에 안 나오고, 점유로 성립하고, 낙찰자가 직접 싸워서 걷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물건은 — 등기부를 시간순으로 읽으면 유치권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이 갑니다.
부산 명지동 40실 호텔(2000년 준공). 감정 61.6억 → 3회 유찰 → 최저가 21.1억(34%), 8월 말 재진행 예정. 이 물건에는 유치권 신고 32억 8천만원이 붙어 있습니다 — 최저가보다 큰 금액입니다.
① 유치권 — 3분 정리
유치권은 「받을 공사비 등이 있으면, 받을 때까지 그 건물을 점유할 권리」입니다. 경매에서 특별한 이유가 셋 있습니다.
① 등기부에 없습니다 — 근저당처럼 등기로 공시되지 않습니다. 신고서 한 장과 점유가 전부입니다
② 경매로 안 지워질 수 있습니다 — 성립하면 낙찰자가 인수합니다. 「돈 줄 때까지 못 들어옵니다」가 낙찰 다음 날의 현실이 됩니다
③ 법원이 미리 판정해 주지 않습니다 —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신고 있음»만 적힙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낙찰자가 다퉈서 정합니다
그래서 유치권 신고가 붙은 물건은 유찰됩니다. 이 물건이 감정가 34%까지 내려온 가장 큰 이유가 이것입니다.
② 등기부 시간표 — 공사비 분쟁의 흔적
유치권은 등기부에 없지만, 유치권이 자라난 토양은 등기부에 보입니다. 이 물건의 을구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
| 시점 | 등기 | 읽히는 것 |
|---|---|---|
| 2020.04 | 신탁재산 귀속 + 금융조합 근저당 41.3억 | 신탁을 풀며 대출로 재편 |
| 2020.07 | 건설회사 근저당 8억 | ★공사비를 못 받아 채권을 담보로 잡은 모양 |
| 2020.08 | 개인 근저당 3.4억 | 개인 차입까지 |
| 2024.04 | 그 건설회사가 임의경매 신청 | ★공사비 회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 |
| 2024.08 | 금융조합도 임의경매 신청 (본건) | 채권자 총출동 |
| 2025 | 지자체·세무서 압류 | 세금까지 밀림 |
기준 · 법원 경매 기록의 등기 요약(개인 이름은 가림, 법인은 성격만 표기). 「읽히는 것」 열은 등기 순서에서 통상 추정되는 맥락이며 단정이 아닙니다.
보이십니까. 공사한 회사가 근저당을 잡고, 4년을 기다렸다가, 직접 경매까지 넣었습니다. 유치권 신고 32.8억이 어느 방향에서 왔을지 — 등기부가 예고편을 보여주고 있었던 겁니다.
③ 배당표 — 왜 유치권이 «세게» 나오는가
현재 최저가(21.1억) 기준의 예상 배당을 보면 구조가 더 선명합니다.
| 순위 | 채권자 | 채권액 | 예상 배당 | 미수 |
|---|---|---|---|---|
| 1 | 금융조합 (말소기준) | 41.3억 | 20.9억 | 20.4억 |
| 2 | 건설회사 | 8.0억 | 0원 | 8.0억 |
| 3 | 개인 | 3.4억 | 0원 | 3.4억 |
기준 · 법원 경매 기록의 예상 배당표(현 최저가 기준). 실제 배당은 낙찰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사비 채권자는 배당으로 한 푼도 못 받는 위치입니다. 근저당으로는 0원 — 그러면 남은 카드는 하나뿐입니다. 유치권. 배당에서 밀린 채권자일수록 유치권을 끝까지 주장할 동기가 강합니다. 신고액이 크고 싸움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는 뜻입니다.
④ 신고 32.8억 ≠ 인정 32.8억
그렇다고 32.8억을 그대로 떠안는 것도 아닙니다.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요건이 필요합니다.
☑ 점유 — 실제로 그 건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가. 점유가 끊겼거나 간접적이면 무너집니다
☑ 견련성 — 그 채권이 이 건물에 들인 공사비인가. 다른 현장 채권이면 안 됩니다
☑ 변제기·금액 — 실제 공사 대금이 얼마인지. 신고액은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경매개시 전 점유 — 경매 개시 후에 들어온 점유는 배척됩니다
낙찰자의 경로도 정해져 있습니다 — 인도명령 절차에서 다투거나,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을 걸거나, 협상으로 감액 합의. 실무에서 신고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어느 경로든 시간과 소송 비용이 들고, 그동안 영업은 못 합니다.
⑤ 그래서 입찰가는 이렇게 짜야 합니다
| 시나리오 | 실부담 | 전제 |
|---|---|---|
| 유치권 전부 배척 | 최저가 + 소송비·시간 | 요건 흠결 입증 성공 |
| 감액 합의 | 최저가 + 합의금 + 시간 | 양쪽 다 소송이 부담일 때 |
| 전액 인정 | 최저가 + 32.8억 | 이 경우 34%는 싼 게 아닙니다 |
핵심은 이겁니다 — 세 시나리오의 확률을 견적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입찰가는 완전히 달라야 합니다. 견적이 안 되면 최악(전액 인정)을 기준으로 쓰거나, 쓰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숙제의 견적」이 바로 이것입니다.
⑥ 반박 검증
「건설회사는 근저당이 있으니 유치권과 무관하지 않나」 — 아닙니다. 근저당과 유치권은 병존할 수 있고, 배당에서 0원인 지금은 유치권 쪽 동기가 더 큽니다. 다만 신고인이 누구인지는 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등기부 맥락에서의 추정임을 분명히 합니다.
「신고액이 크니 겁먹을 필요 없다, 어차피 깎인다」 — 절반만 맞습니다. 깎이는 경우가 많지만, 깎는 데 드는 시간·비용·불확실성이 곧 이 물건의 가격입니다. 공짜로 깎이지 않습니다.
▶ 이 물건 상세·권리분석 (회원) : https://lab.kiudalab.com/auction/item/court/1436290
유치권은 서류에 안 나오는 권리라 «운»처럼 보이지만, 이 물건은 등기부가 4년 전부터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공사비 근저당, 0원 배당, 직접 경매 신청 — 흔적은 다 공개돼 있습니다. 등기부를 시간순으로 읽는 습관 하나가, 유치권 신고를 «돌발 악재»가 아니라 «예정된 변수»로 바꿔 줍니다.
배당 0원인 공사비 채권자에게 유치권은 마지막 카드입니다. 신고 32.8억의 인정폭을 견적할 수 없다면, 이 물건의 «싼 가격»은 남의 이야기입니다. 다음 편: 주차장 지분 2/46의 법률학.
▶ 1편 : https://kiudalab.com/news/myungji-34pct-three-homeworks
근거 · 법원 경매 기록(등기 요약·예상 배당표·유치권 신고액). 개인 이름은 가렸고 법인은 성격(금융조합·건설회사)만 표기했습니다.
유의 · 유치권 성립·인수 여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 판단에 달려 있으며, 이 글의 「읽히는 것」은 공개 기록에서의 추정입니다. 투자 권유가 아니며, 응찰 전 반드시 변호사 확인을 받으십시오.
관련 자료▶ 이 물건 상세·권리분석 (회원) : https://lab.kiudalab.com/auction/item/court/1436290
▶ 명지 1편 : https://kiudalab.com/news/myungji-34pct-three-homeworks